중국, 3년 연속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규제 완화

88

중국, 3년 연속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규제 완화

2020년6월10일 – by Gao Baiyu   Comments (0)

  • 日本語
  • English

중국은 석탄발전소 설비용량 및 적정성 등을 평가하는 ‘리스크 예비 경보’에서 3년 연속 중국 대다수 지역에 대해 평가 등급을 완화했습니다. 이로 인해 오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 내 더 많은 지역에서 석탄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행보로 볼 때, 여러 전문가는 내년부터 시행될 ‘제14차 경제개발 4개년 계획(2021-2025)’에 석탄 산업이 주요한 부문으로 포함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국가에너지국(NEA)에서는 향후 3년간의 계획 목표에 근거해 매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관련 리스크 예비 경보’를 발표하는데요.

지난 2월 26일에 발표된 ‘2023년 리스크 예비 경보’에 따르면 ‘설비규모 적정성 지표’에서 적색 등급을 받은 곳은 중국 전역을 통틀어 단 세 곳뿐이었습니다. 적색 등급은 석탄발전 설비용량이 에너지 수요에 비해 과도하다는 의미지요.

주황색 등급을 받은 지역이 두 곳에서 세 곳으로 증가했으나, 그 외 나머지 지역은 모두 석탄발전소 설비용량이 적정하다는 의미의 녹색 등급을 받았습니다. 지역 내 석탄 및 수자원량 등을 분석하는 ‘자원 제약 지표’에서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12곳의 지역이 적색 등급을 받았습니다. ‘석탄발전소 건설 경제성 지표’에서는 10개 지역이 적색 등급을 받았습니다. 적색 등급은 석탄발전소의 경제성이 거의 없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에는 두 곳이 주황색 등급을 받았지만 올해는 한 곳만이 주황색 등급을 받았습니다.

‘석탄발전소 건설 경제성’은 참고 지표일 뿐이지만 ‘설비규모 적정성 지표’나 ‘자원 제약 지표’에서 적색, 주황색 등급을 받은 지역은 석탄발전소 사업에 대해 규제를 받습니다. 신규 석탄발전 프로젝트를 승인 받을 수 없고, 이미 허가를 받은 경우에도 착공할 수 없죠. 두 지표에서 녹색 등급을 받은 경우에만 신규 석탄발전소 착공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설비규모 적정성 지표’ 및 ‘자원 제약 지표’에서 적색 혹은 주황색 등급을 받은 지역은 계속해서 줄고 있습니다. 2021년, 2022년 리스크 예비 경보에서도 ‘설비규모 적정성 지표’ 및 ‘자원제약 지표’가 적색 혹은 주황색인 지역이 26곳에서 17곳으로 줄었지만, 이번에 발표된 2023년 리스크 예비 경보에서는 그 숫자가 13곳으로까지 떨어졌습니다.

잘못된 계산 방식

위안 지아하이(Yuan Jiahai) 화베이전력대학 경제경영학부 교수는 중국 경제지 카이신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러한 리스크 예비 경보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신규 2014년 석탄발전소 승인 권한이 중앙 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이양되자 허가가 남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칼럼에서 중국 정부가 기존의 석탄발전소 설비용량 1,100기가와트에 더해, ‘제1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2016-2020)’ 동안 200기가와트의 석탄발전소 설비용량을 증설하겠다고 명시한 것은 이미 그만한 규모의 석탄발전소 프로젝트가 착공되었다는 점을 반영했던 것이라고도 언급했습니다. 석탄발전 설비 과잉에 따른 리스크를 인지했던 중국 정부는 적색, 주황색, 녹색 등급으로 나뉘는 예비 경보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지역에서 석탄설비가 과도하게 증설될 경우 이를 규제해 신규 석탄발전소 증설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였지요.

이렇게 민감한 시점에, 리스크 예비 경보에서 중국 대부분의 지역에 녹색 등급을 매긴 것은 석탄 산업을 살리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셈

위안 교수는 예비 경보 시스템에 허점이 많다고 지적합니다. ‘설비규모 적정성 지표’를 산정하는 방식이 불투명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여러 지역이 전력을 공유하는 지역간 그리드나, 전력 수요가 최대치를 찍는 피크 기간의 전력 수요량을 줄이는 방안인 수요반응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현 지표의 한계로 지적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자원제약 지표’나 ‘경제성 지표’ 또한 정확하지 않습니다. 지역의 환경적 제약 요건이나 석탄산업 업계가 당면한 운영상의 어려움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위안 교수는 석탄산업에 제동을 걸기 위해 리스크 예비 경보 시스템이 도입되었지만 오히려 지난 2014년만큼이나 과도한 석탄 설비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중국 국가에너지국(NEA)에서는 ‘제1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2021-2025)’ 초안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위안 교수는 “이렇게 민감한 시점에, 리스크 예비 경보에서 중국 대부분의 지역에 녹색 등급을 매긴 것은 석탄 산업을 살리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셈”이라고도 지적합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변화는 중국 전력계획설계총원(EPPEI)의 2023년 이후 국가적 전력 공급 부족 사태 예측에 관한 보고서 대응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보고서의 내용은 논란의 여지가 상당히 높았는데요. 보고서가 나온 이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제1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2021-2025)’ 내에 신규 석탄발전소 증설안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위안 교수는 중국의 환경 비영리단체 ‘차이나 다이얼로그(China Dialogue)’에 국가에너지국(NEA)의 2023년 이후 발생할지도 모를 에너지 공급 부족사태에 대한 우려가 석탄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규제 완화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위안 교수가 칼럼에서도 지적했듯, ‘제1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2016-2020)’ 시행 초기에도 석탄발전소의 가동율은 이미 낮은 상태였습니다. 글로벌에너지모니터(Global Energy Monitor)와 청정에너지대기연구센터(Clean Energy and Air, CREA), 그린피스, 시에라클럽에서 지난 3월 공동 발간한 ‘붐앤버스트 2020: 국제 석탄발전소 추이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석탄발전소 가동율은 2019년 들어 더욱 감소했습니다. 보고서에는 매년 새롭게 증설되는 석탄발전소 설비용량으로 인해 설비 과잉 상황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으며,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그간 보류되었던 건설 사업이 재개되고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청정에너지대기연구센터 수석 애널리스트 라우리 뮐리비르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내에 여전히 석탄화력발전소를 옹호하는 이들이 있고, 2030년까지 수백 개의 신규 석탄발전소를 증설하려 한다”며 “이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중국의 국제 선언과 명백히 배치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3월 중순, 영국의 금융전문연구기관인 카본트래커(Carbon Tracker)는 전 세계 석탄발전소의 산업 경쟁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99.7기가와트의 석탄발전소 설비용량을 건설 중이며 106.2기가와트의 석탄발전소 설비용량을 신규 착공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것은 현재 건설 중이거나 착공 예정인 전 세계 석탄발전소 설비용량의 40%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석탄발전 사업에 내재된 리스크

석탄발전소 설비용량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은 석탄 산업 자체에도 위험 요소입니다.

석탄 산업에 투자한 기업들은 이미 투자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수년째 석탄발전소의 가동율은 낮고 석탄 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전기 요금은 계속해서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이로 인해 중국 내 여러 석탄발전소가 이미 상당한 손해를 본 상태입니다. 중국전기심의회(China Elecricity Council)의 2018-2019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석탄발전소의 50% 상당이 지난 한 해 동안 투자 손실을 입었다고 합니다.

만일 세계적으로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한할 경우 석탄발전소는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투자 손실을 입는 수준을 넘어 자산 가치 자체가 대폭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죠. 메릴랜드대학교 연구팀은 올해 초 2017년 중국 전역에 건설된 석탄발전소 설비용량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보고서에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단계적으로 석탄발전소를 폐쇄하려면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합니다. 보고서는 중국이 석탄발전소 폐쇄를 하지 않을 경우, 좌초자산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를 추산했는데요, 만일 전 세계가 파리협정의 1.5℃ 목표치를 이행한다면 대략 2,410억 위안(약 340억 달러, 42조 1,260억원)의 자산이 좌초될 것이며, 기온 상승 정도를 섭씨 2℃ 이내로 한다는 목표치에서도 65억 위안(약 90억 달러, 11조 1,1564억원)에 달하는 자산이 좌초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중국의 전력 산업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러나 파리협정과는 무관하게 여러 시장 요인은 석탄 관련 자산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그 정도도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본트래커가 발간한 보고서에는 중국의 석탄발전 관련 자산이 좌초될 위험성이 “상당히 심각한 정도”라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가동중인 석탄발전소의 70%는 발전소를 가동하는 데 드는 비용이 육상 풍력 설비나 대규모 태양광 설비를 새롭게 건설하는 비용보다도 높다고 합니다. 만일 중국이 이러한 석탄발전소를 계속해서 가동한다면 약 1,600억 달러(약 198조 4,800억원)에 달하는 투자자산이 좌초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보고서는 “중국은 현재 건설중이거나 착공 예정인 석탄발전소 설비용량을 즉각 철회하고 기존의 석탄발전소 가동율을 높이되, 수요 대비 설비용량이 과도하거나 경제성이 없는 지역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석탄발전소를 폐쇄해 나아가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매트 그레이는 최근 발행한 칼럼에서 코로나-19 이후 경기 부양이라는 명목으로 석탄발전 사업에 투자해서는 안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석탄발전소를 건설하는 진짜 이유

그러나, 석탄발전소 건설 규제는 완화되고 있으며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글로벌에너지모니터(Global Energy Monitor)가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1일부터 18일 사이에 총 7.96기가와트에 달하는 석탄발전소 설비용량 착공을 허가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중국 정부가 허가했던 전체 설비용량 규모보다도 6.31기가와트나 높은 수준입니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의 경우, 석탄 산업과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현재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업계에서는 국가에너지국에 이전에 승인한 프로젝트의 계통연계 기한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그렇게 해야만 보조금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지난해 중국 정부는 태양광 및 풍력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삭감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재생가능에너지 가격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고 전 세계가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와중에, 중국은 왜 경제성도 없고 자산가치가 대폭 하락할 위험마저 있는 석탄 산업에 돈을 쏟아붓는 것일까요?

위안 지아하이 교수는 전력 공급의 안정성과 석탄 산업 규모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석탄은 통제 가능하고 안정적인 전력원이죠. 안정적인 전력 공급 그리드를 구축하는 데에 용이합니다. 또한, 대규모 석탄발전소 건설사업은 그보다 적은 규모인 재생가능에너지 설비 사업에 비해 빠르게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위안 교수는 지난 3월 신규 석탄발전소 증설 허가가 급증한 것은 중국 각 지방정부가 실제 전력 수요가 아닌 재정 성장을 위해서 석탄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합니다. 지역정부 차원에서 투자를 촉진하고 경기를 부양해 코로나-19의 경제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석탄발전소 건설사업을 대거 허가했다는 것입니다.

중국 재생가능에너지학회(CRES)의 친 하이얀(Qin Haiyan) 풍력협회장은 석탄발전소 업계의 정부 로비와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보수적인 태도가 석탄 산업을 지속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는 차이나 다이얼로그와의 인터뷰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석탄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여전히 풍력이나 태양광이 서간을 대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중국의 전력 산업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합니다.

위안 교수는 카이신에 기고한 칼럼에서 본인이 이끄는 연구팀의 결과를 들어 “중국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저탄소 에너지원만으로도 ‘제1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2021-2025)’에서 새롭게 늘어날 전력 수요를 충분히 맞출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재생가능에너지원을 통해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가되, 석탄발전소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부족한 전력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죠.


* 이 글은 가오 바이위(Gao Baiyu)가 차이나 다이얼로그(China Dialogue)에 발행한 원문을 번역한 것입니다.

Energy Tracker Asia Newsletter

Become a subscriber of our newsletter and get the latest news on investments in coal, gas, and renewable energy in the region.

  • By clicking Sign Up, you consent to receive emails from Energy Tracker Asia. We won’t distribute your email address to any third party at any time. If you are under 16 years of age, please get consent from your parents or guardian first. You can unsubscribe any time. View our Privacy Policy.

  • This field is for validation purposes and should be left unchanged.